2023 새해 목표 또는 다짐
내가 다시 잘 쓸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올렸던 포스팅이 날아갔다. 이럴 수가 있나. 하지만 기록을 하는 이유가 시간이 지나 복기하기 위함이니 다시 뭐라도 한 줄 남기긴 해야 할 텐데. 이미 정성스레 긴 글을 남기고 머릿속에서 지웠는데 복사 붙여 넣기에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다. (머릿속에 남아있는 생각 위주로.)
새해가 왔다. 온 지 좀 되었다.
2022년 새해다짐도 채 다 지키지 못했는데 벌써 2023년이라니.
지키든 못 지키든 해년마다 새해 목표를 남겼으니, 올해도 2023년을 맞이하여 남기면 좋을 것 같았다.
이 마음은 지금 밖에 없고 1월이 다 지나버리기 전에 그래도 할 건 해야지.
1. 내 경험의 과정을 기록한다.
블로그를 하고 있다 보니, 문득 알게 된다. 내가 이토록 생각을 표현하는 글쓰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올해는 가능하면 삶에서 부딪히는 모든 어려움을 글로 남겨볼까 한다. 그땐 그랬지 싶도록. 그렇다고 해서 흔한 푸념만 가득한 블로그가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쪼록 작더라도 의미 있고 스스로 납득이 되는 기록으로 채우고 싶다.
(책도 좀 읽고...)
2. 회사생활 (나를 둘러싼 이상한 사람들) ▶ 원칙과 근거를 두고 행동하되, 다양하게 공부하자.
지금 회사를 7년 이상 근무했다. 그리고 그 이전에도 꽤 일을 해왔다. 다양한 곳에서. 그런데도 그 긴 시간을 겪어도 나는 이곳 사람들이 조금 이상하고, 그 사람들 역시 나를 이상하다고 말한다. 회사에서 나를 묘사하자면 보통 할 일 하고 집에 가는 스타일. (임무완수 지향적 직원.) 잘하고 못하고 와는 상관이 없다. 모르면 물어보고. 막히면 소문내서 어떻게든 업무적으로 연관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 외의 대화는 삼가는 편이다. 무엇보다도 친구가 아니고, 결국에는 나를 판단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관계 중심적인 사내문화였다.
물론 실수를 탓하기만 하지 않고 보완하고 감싸주는 문화가 싫은 사람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관계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 종종 이해 불가능한 상황들이 발생했고, (우리한테 안잘보이면 회사생활 어쩌네 저쩌네 같은 개소리를 숨쉬듯 한다.) 그럴 때마다 사실관계보다는 소문과 평판으로 기운다고 생각했다. 그때마다 스트레스와 회의감에 휩싸였다. 억울한 마음도 들었고 대체 나이먹고 왜 그런 유치원생같은 걱정을 하고 있나 내 자신이 한심했다.
가뜩이나 말이 많은 조직에서 관계가 최우선되니, 지금 와서는 그동안의 일들이 모두 수순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든다. (모든 게 다 그렇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자기가 노력을 더 하면 되는 일을 다른 직원을 깍아내리거나, 앞뒤 다르게 이간질을 하고 다닌다거나, 흠집을 찾아 험담을 하고 다닌다거나 그래도 모두가 다 이해한다. 자신들에게만 잘해주면 모든 게 OK인 곳. 직원들은 하다못해 그 험담의 이유가 자기랑 친하게 안지내준다 라도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여준다. 그 점에서 나는 지금도 겉돌고 있다.
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
너무 다가오면 내가 좀 물러서고, 아무래도 좀 꺼려지는 사람들 앞에선 입을 다물고 없는 듯이 있으면서 서서히 멀어지는 선택을 했다. 실언을 하고 싶지 않았고, 구설에 오르내리기 싫었다.
하지만, 모두가 모두의 눈치를 본다. 관리자도 직원들 눈치를 보고 직원들 역시 서로서로의 눈치를 본다. 일은 거들 뿐.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니까.
바르게 행동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정말 순진한 생각이다. 나 역시 뒷말의 빌미를 봉쇄하며, 수세적인 태도로 지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아무 잘못이 없어도 “지가 뭐가 되는 줄 안다."와 같은 구설이 따라온다. 업무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에서도 그렇게 흘러간다. 그럴수록 더 상식밖의 사람이라는 생각에 공감대 형성은 멀어져갔다.
사람들은 바른 행동이라고 해서 모두가 긍정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기와 방향성이 맞는 사람에 긍정한다.
팩트와 논리보다는 감정이 선순위에 오다 보니 회사 절반가량이 관리자지만, 아무도 서로서로 터치하지 않는다. 친하니까. 서로가 내편이니까. 이럴 때 쓰려고 서로 잘 보이려고 노력했으니까.
내가 저질렀던 실수라면 나를 만나는 온갖 전체의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은 것이다.
일은 일일 뿐. 그 사람들이 내 일 대신 해주는 거 아니고, 내 인생 대신 살아주는 거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예를 들자면 취합을 위해 요청할 일이어서 달라고 했을 뿐인데, 기분나쁘다는 피드백이 온다.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곳에서 다른 설명은 불필요했다. 능력과 평가는 타인의 몫이다. 내가 그동안 계속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것도 전혀 납득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돌이켜보니 그렇다는 것인데 결국 내 선택이었고 내가 겪었으니 후회는 없다. 다만 새해 목표는 일을 잘 정리해 가면서 너무 날세우지 않고 여유를 가지고 보내는 것이다. 물론 할 거 하면서. 어떤 기회든 시도해 보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거 봐서는 나 챙길 분위기 아닌 것 정도는 나도 알아서 큰 기대를 갖거나 하진 않는다. 다만 새해는 이제 시작이니까.
(
3. 어떤 상황에서도 판단하지 않는다. 그냥 흘러가게 둬라.
가능하면 경우 바르게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렇다보니 자기 검열도 있는 편인데, 그래서일까? 지내다보면 마주하는 상황들, 특히 옳고 그름에 관련되어 던저지는 상황 속에서 머릿속에 물음표가 뜰 때가 종종 있다.
상황을 각자 해석하기 나름이어서 생기는 일이다. 그래서 MBTI 가 한참 유행했을 때도 사람들은 I(내향형)인지 E(외향형)인지 그리고 F(감정형)인지 T(사고형)인지를 가장 궁금해한다. 2번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젠 내 몫이 아닌 일에 말을 보태지 않으려고 한다. 중립기어로 관철해 볼 생각이다. 그러다 보면 알겠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는 사려깊은 사람이고 싶었다. 태어난 이후로 줄 곧. 하지만 여기선 사려깊은 행동거지를 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내 편을 원할 뿐.
성숙하고 그렇지 않고는 나이와 상관 없다. 나를 포함해서.
4. 친절할 수 없는 상황이라도, 마음 한 구석에 친절 부스러기라도 남길 것. 적어도 친절하려 노력할 것.
왜 내게 그걸 바라지 싶은 순간들이 있다.
지난 7년동안 자정이 다되도록 혼자 회사에 남아 일을 해도 단 한 명도 나를 도왔던 사람이 없다. 단 한명도.
나를 단 한순간도 도왔던 적 없던 사람들이 내게 서운함을 토로한다. 영문을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도와주려고 하고 도울 수 없다면 그걸 충분히 설명하는 경험도 내게 필요하다.
니체가 말하는 진정한 삶의 자세란 명랑하게 사는 것이라 한다. 죽는 것은 이미 정해진 일이기에 명랑하게 살아라.
회사를 평생 다니고 싶어도 다닐 수 없다. 언젠가는 나갈 회사니 가능하면 친절하려고 노력해 보자는 게 새해 계획인데 되려나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직을 하거나, 변화를 줄 수 있는 상황이 되는게 지금 생각엔 베스트..)
5. 투자
안 하더라도 경제면은 챙겨보자. 마이너스 이천에서 해탈했다. 너무 상심하기보다는 조금 더 믿어보는 방향으로.
5. 언제까지 건강할 것 같냐. 운동 좀 해라. (Go to fucking gym!)
오늘내일한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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