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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의 현실세계

매일이 미생인 현생. 난 무엇을 위해 이렇게 있나...

by KATE613 202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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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뭐가 문제일까?
나는 늘 한결같이 비슷한 스탠스로 근무한다. 사무실 도착하면 깍듯하게 인사하고, 업무시작 20분 이전에는 자리에 앉아 준비한다. 보고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즉시 보고하고, 때로는 돌발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대처하는 편.
(편하게 하란다고 하면 큰일난다. 여차하면 싸가지 없단 말이 로켓배송되니 가능하면 깍듯한 태도를 유지하는게 상책.)
매일을 난 불평없이, 뒷담화 없이, 불필요한 신경전 없이, 건조하게 그렇게 근면하려 하는데, 이따금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기분을 내게 던진다. 그리고 예전엔 일일이 따지고 명명백백히 내 결백과 상대방의 과실을 증명했지만, 지금은 무시한다. 모든 행동에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냥 노이즈가 만들고 싶은 의도라면 내가 따라가 줄 이유가 없다.
 
당신 기분이 나쁜게 내 탓은 아니다. 내게는 그런 대단한 역량이 없다. 서로 시간 자체를 보내지도 않았고. 서로를 모르고. 
 
왜 한달 전까지만 해도 아니 몇주 전까지만 해도 열심히 하라는 듯 격려하더니, 다음 주가 되면 째려보고, 또  성장하려는 사람을 잘 알려줄거라고 하더니, 어떤 날은 '지가 뭐 대단한 일 한다고... '를 면전에 시전하며 볼멘소리를 한다. 대체 토요일, 일요일 사이에 그 분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꼭 그분만 그런 것은 아니다.)
평소 같으면 또 그냥 지나가면 되지만, 답답한 마음에 이번에는 가서 물었다. 난 피평가자니까. 내 행동이 야기한 뭐 불편한 점이 있으신지. 저는 어디 나가서 대단한 일 한다고 떠든 적이 단 한번도 없고, 그럴 마음도 없는데.  혹시라도 내가 실수하고 있는게 있는지를 물었다. 없단다. 자긴 그런 얘기 한 적이 없단다. 내가 들은 건 뭐지? 환청인가.
그냥 바보를 하나 만들고 싶으신건가.
 
#2. 열심히 해서는 업무가 수순으로 흘러오지 않는다.
모든 사조직이 그런 경향이 있는지, 현재 근무하는 곳만 그런 경향이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내 경우는 업무 역량을 넓힐 수 있는 다음 스텝이 생기지 않는다. 
기회 자체가 차단되는 이 부분에 문제의식과 갈증이 있는 편인데, 어떻게 해서든 가로 막으려는 몇몇을 알고 있다. 가까이에 있고. 그래서 주어진 일에 더 집중하려는 이유도 있고. 잡생각은 나한테도 마이너스니까.  (그리고 처음부터 면담 시에 너 생각해 줄 마음 없다고 선포했으면서, 왜 그러지? 그 뜻을 헤아려 볼래도 대체 앞 뒤가 맞는 말이 하나도 없어 해석 불가능.)  
오해가 있으면 안되는 점이 물론 까다로운 일이라서 윗선에서 직접 해야 하는 거라면, 그건 상급자가 하는게 맞다. 지금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퇴사한 전팀장님이 근무하던 시절 특정업무를 주는게 어떠냐고 제안했을 때, 파트장이 업무를 주기 싫다고 버팅겨서 우야무야 넘어간 적이 있다. 그건 그냥 니가 싫어서 안 시키고 싶단 얘기 아닌가? 내가 뭘 더 하는 것도 싫고,알게 되는 것도 싫고? 대체 본인이 싫어서 마음대로 다 짜둔 판에.. 그거서 그런데 왜 내 열심을 찾는건지. 지금 내가 열심히 안해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란 얘기가 하고 싶은 걸까. 진짜 그 소리면 기절각이다. 생각이 꼬릴 물고 이어지면 한숨도 줄줄이 사탕으로 이어진다.
어쩌라는 거지?. Chat GPT에 물어보고 싶은 심정. (AI야, 답을 줄 수 있겠니? 너는 딥러닝 하잖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때로는 할 만큼 했다고도 생각했다.
오해든, 인내든, 해명이든, 그게 뭐든. 입사 첫날부터 지난 9년 동안 그저 주어진 일을 했을 뿐.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없는듯이 있으면 그건 그거대로.
뭘 해도 어쩔 수 없다면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것이 맞다. 
시간이 10년에 가깝다.
오해가 너무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의 오해를 내가 무슨 수로 막겠나.
하고 싶은 사람 마음인 것을.
보통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무기력이 찾아온다는데, 그것도 옛날 얘기.
그냥 "쟤, 또 저러나보다." 하고 마는 나를 보면서 이런것도 적응이라고 불러야 할지 황당스럽다.
지금 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커리어를 쌓는다." 이거 하나 지키는 마음으로 출근한다.
정 하다하다 못하면 부서 이동이 있거나, 그냥 하던일 하거나, 다른 조치가 있겠지. 해탈한 마음.어떤 대처든 그것 또한 내 몫이 아니고. 더 입김 대단한 분들이 알아서 하시겠지. 
 
#3. 그 와중에 차사고가 났다. 운전대 잡고 난 첫 사고.
제곧내. 말 그대로 그 와중에 차사고가 났다. 그 동안 몇차례 사고가 있었지만, 내 과실이 없었다. (내가 네모칸에 예쁘게 주차해둔 차를 상대방이 받아서 불려가고, 한 번은 뒷차가 받고..)
하지만 이번엔 내 과실이다. 이미 꽉 막힌 도로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충분히 브레이크 잡을 수 있는 찰나에 전방주의부족으로 접촉. 이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더 내 자신에게 짜증스럽다. 
심지어 몇일 전부터 꿈자리도 뒤숭숭하고, 내 앞에서 "너 어쩌나 보자." 티를 팍팍내는 사람들을 보며 그렇잖아도 부족한 동료애가 지하실로 가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이젠 하다 하나 내가 사고를 내다니.
사고 자리에서 바로, 보험 접수했고, 사과했고.
상대방 차도 깨끗. 내차도 깨끗. 그 아저씨 뭘 얼마나 고치실지가 의문.
출동대원이 이런 상황에서는 저 분의 양심에 기대야 한다고, 기도하라고 했는데, 상대방 차량 오늘 오전에는 병원간다는 연락을 받았다. 가셔야지. 스치기만 해도 가는게 맞지. 생각했지만 그것도 스트레스다.
다 잊어버리고 쉬고 싶었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벌써 토요일이 다가고, 남은 휴일이 일요일 하루라니.
 
일이 치우고 치워도 깔끔하게 정리가 되지 않는다. 이 사람이 잡고 있고, 저 사람이 잡고 있고.
나는 이게 선순위라서 붙잡고 있는데, 조치를 다 취해도 스톱되는 경우가 있다. 상대방이 확인하는 일에 걸리는 시간. 노션에 오늘의 할 일, 이주의 할 일을 기록하는 편인데... 생각만큼 하지 못했다.
재경관리사 공부도 해야 하는데... 
몸도 피곤하고 마음도 피곤하다. 
 

 
일은 참아도 인간이 힘들면 그건 어지간해 못견딘다. 
측은지심(공감), 수오지심(부끄러움), 시비지심(분별력), 사양지심(예) 4가지의 인성이 부족한 자들 또는 기본을 취사선택 하는 인간들은 거리를 두는 것이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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