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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의 현실세계

무궁한 삽질의 역사, 이젠 특이점에 도달해버린 사내 휴먼 네트워크.

by KATE613 2023.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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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 나지 않은 것과 나지 않은 척하는 것은 한 끗 차이.

 

 
일하려고 왔으니까 일하는 1n년차 직장인, 글쓴이.
대체로 사람이 재미없고, 업무에 포커스가 주로 맞춰져 있다. 스몰토크나 사담이 없는 편. 그리고 그 없는 사담은 지난 수많은 험담에 지쳐버린 결과 값이기도 하며, 스트레스라는 수업료를 주고 산 나의 배움이기도 하다. ‘무슨 소리해서 좋을 것이 없는 곳이구나.‘ 하는 깨닳음. 그리고 하루 이틀 보는 사람들 아니고 무려 수년을 보다 보니 나도 구성원들의 캐릭터를 자연히 알게 되었는데, 어떤 소재를 떠올려도 대화상대로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만 설 뿐이다. 어디에선가는 다들 좋은 사람들이겠지만, 내겐 그렇지 않은 괴로운 소통은 내겐 산불을 지켜보는 것과도 같다. 자신의 의도에 따라 없는 말도 지어내는 사람들과의 말장난으로 굳이 손해 볼 짓을 해야 할까.  날더러 자멸하라는 건가? 사람이 어떤 이슈가 있었으면, 개선이 있어야한다. 멍청하게 가타부타 하는 것을 반복해야 옳은가?
 
물론 사람 좋아하고 관계에 가중치를 두어 평가하는 사람들의 눈 밖에 날 것을 예상 못했던 바는 아니고, 그저 피할 수 없는 길이라 생각했다. 지금도 어느 정도의 피해를 감수하며 조용히 근무한다. 그렇게 어느정도 노선이 정해지니, 사람들의 정치색이 드러나기도 한다. 모두가 어떤 꿍꿍이가 있는데, 이런 사람들의 문제가 남들도 꿍꿍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점.
 
 그러던 차에 같이 사는 직원 아무개에 물었다. 네가 느끼기엔 왜 그렇게 연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혹시 아는 게 있냐는 질문이었는데, 생각보다 대화는 재미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는데, 내가 흥미로웠던 포인트는 아래와 같다.
 
내가 물어본 건 단 한문장 => ‘왜 이렇게까지 연대를 중요하게 생각하냐.’였는데 내 딴에는 ‘**이라고 생각해요.’ 내지는 ‘잘 모르겠어요.’ 정도를 예상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은 곳에 그런 말들은 당연하고, 무슨 말을 좀 한다고 해서 일만 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뉘앙스의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덧붙여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먼저 일만 잘해서는 승진을 못하네. 일은 다 알아서 하게 되어? 있고 친하게 지내고 그런 게 사회생활이다. 자신은 친하게 지내줘야 업무가 원활하다 느낀다. 회사가 직원을 어떻게 맞춰?주냐 등등 회사를 대변하는 듯 싹싹한 처세의 중요성을 너무 강조하는 모습을 모니 마치 50대 부장님을 연상케 해 재밌었다고 해야 할까. 좀 우습다고 느끼는 포인트들도 있었는데, 난 회사더러 맞춰?달란 적 없다. 그저 남의 입단 속은 내가 못시키지만, 내 입단속은 내 관할이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 그리고 덕분에 평소에 내가 없는 곳에서 어떤 얘길 떠들어대는지도 대충 연상이 되었다.
(도둑이 들어서 문단속을 하는데,  왜 문단속을 하냐며 따지고도 남을 인성...)
 
그래, 받아줘볼까? 
그러냐 그러냐 하면서 너 정말 사회생활 잘한다며 치켜세워줘 보았는데, 그 3년 차의 태도가 귀엽기도 하고, 뒤에 믿는 구석이 있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이렇게 알아가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여튼 복합적으로 재밌었던 대화. 
 


물론 너만 맞다. 나만 맞다 식의 이분법적인 사고로 논점을 흐리고 싶지 않다.
다만 너는 그게 옳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살아라. 나는 네가 아니고, 너처럼 그렇게 하고 싶지도, 할 수 없어서, 단지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선을 그을 뿐. 대체 옆에 붙어서 아무소리나 하는 걸 다른사람들이 믿도록 방치했었어야 했단 말인가? 그걸 조심하는 게 내 탓이라고?
 
사람이 많이 모이면 ‘원래‘ 말이 많고 말을 지어내는 사람이 많다고? 글세 그냥 네 소양이 무례하고 교양없는 건 아니고?
글세. 게다가 안 어울리고 안 친하면 일을 못한다. 는 그 문장에 당신은 적극 동의한다고? 네가 그런게 나랑 무슨 상관인가.
그 직원은 그렇게 일해서 도움이 된다고 느꼈을 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니었다.
끝도 없이 무례했고, 슬금슬금 선을 넘었고, 함부로 쉽게 말을 만들었다. 이 소리 했다 저 소리 했다 정신병동에 정신병자와 있는 기분. 인상 찌푸리지 않고서는 지나가기 어려운 시간들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직원 말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그 사람 인생에서는 그게 옳다.
다만 내가 그 한 문장에 동의하지 않을 뿐. 내 경험상은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다른 말로는 내가 더 이상 여기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말의 반증이기도 하다.
나라는 사람의 역량이 '이 곳' 에서는 굳이 필요없단 뜻이기도 하고.
 
자신에 주어진 업무에 집중하고, 잘 해결하려 노력하는 태도가 처세를 좀 하지 않았기로서니 바보 취급인 건 바람직한가? (그럼 지킬 건 좀 지키지...) 그 직원의 이야기는 그러냐 그러냐 받아줄 뿐, 그 자리에선 굳이 되받지는 않았다.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모가 나지 않은 것과 모가 나지 않는 척 하는 것은 한 끗차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출력결과이기도 하다.
(친절하고 일은 좋게 해주되, 개인적인 인연은 쌓지 않는 사이.)
제발 서로 잘 맞는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다. 서로서로가. 아닌 줄 알면서 억지 부리지 말고.
 
언제는 우리 없으면, 쟤도 가서 무슨 소리 못할거라며.ㅋㅋㅋ 언제는 일을 뺐어서 내쫒고 싶다며.ㅋㅋㅋ
(대체 누가 뭐라고 했냐고..., 숨만 쉬고 있어도 별 소리를 다 듣게 됨....)

저게 상식적으로 회사에서 발언이 가능한 이야긴가?
결국 생각하고 말을 하는게 아니라, 생각 나는 대로 말을 하는데 잘 지내 지겠냐고...
(그래도 친철해라..., 한 번 더 친철해라. 한번 더 ... )

남은 남이지, 내가 아니다.
이 문장은 내게도 해당된다.
 
내일은 또 무슨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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