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서 괴로운 사람은 주로 안만나는 쪽을 선택한는 편이다.
그리고 안만나도 대체로 행복한 편이기도 하고.
행복이란 말을 막 가져다 붙여도 되나 싶지만, 대체로 그렇다.
나의 행복에 필수적인 사람들은 제각기 알아서들 잘 살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가치의 피치가 높지 않은 편이기도 하고, 스스로 가치판단과 합리화가 빠른 편이라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없는 일인지를 생각하면 금방 답이 나온다.
그리고 꼭 주변에 사람들이 득실거려야 잘 사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10명의 정신병자보다 1명의 제정신인 사람이 낫다.
그리고 한명의 제정신인 사람이 없다면 차라리 혼자인 편이 정답.
그러나 아닌 사람들도 있더라. 누구라도 필요한 사람이.
하지만 그 누구라도 필요한 사람이 나는 아니다.
게다가 주말에 친구들과 인간관계 이야기를 하다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주로 도출된 결론은 끼리끼리라는 것.
그와중에 끝판왕이 난 것 같다.
불평 불만을 쏟아내던 친구들도 내 회사생활 썰을 듣고 입을 틀어 막았다.
( 무슨 환경속에 있는거니? 나는. )
주로 나온 얘기는 '끼리끼리는 과학'이라는 얘기와 밝은 베이지색 병풍이 되어라.
잘못된 걸 잘못되었다고 하지 말라.
그게 계속 잘못된 채로 있다는 건 다들 동의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대체 그걸 왜 니가 떠들어. 그건 정말 가치가 없는 일이다.
그거 예쁘단 사람 없을거다. 등등.
그러니 밥벌이의 현장에서 정신머리 없이 사는 우리는.
그저 더 꼴사나운 꼴을 피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아주 어릴 때는 '모든 관계가 소중하다.'거나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거나 하는 원론적인 교육의 결실이었던 적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살다보니 모든 관계를 내가 포용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내 행실을 신경쓰며 상대에 피해 준 적이 없는데,
왜 모든 세상사가 당신 마음이 우선되어야 하나.
적어도 내게는 내가 우선이다.
살다보면 나의 가치를 있는 그대로 보려 노력하는 이가 있고, 어떻게 해서든 색안경을 끼고 보려고 색안경부터 찾는 이가 있다. 이용하려는 이가 있고, 못 까내려서 안달하는 사람도 있고, 쥐락펴락 못해서 몸살이 난 사람들도 있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 무슨 배우병에 걸렸나 연기하며 사는 이도 있고, 남들도 그런다고 합리화하며 사는 정신병자들도 있다. 세상은 다양하다.
나 역시 지키고 싶은 주변 관계에 언제나 최선을 다하려 한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지속적으로 이해의 범위를 벗어나고, 관계가 개선의 여지가 없을 때, 관계에서 착취나 수직성을 느낄 때, 무슨 상반기 프로모션처럼 (일처럼) 친밀함이 압박으로 들어올 때, 끊임없이 앞뒤 다른 행동을 하며 유연한 척을 할 때, 쥐새끼처럼 안한 말을 했다고 하고 한말을 안했다고 하며 심보를 고약하게 쓸 때.
그런 사람까지 품어야 할 이유가 내게는 없다.
천천히 멀어지는 방법. 즉 최선의 거리두기나 손절이 최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을 내가 어쩐다고 소용없으니, 부디 멀어져라.
그리고 그 사람들도 인정해야 한다.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잘할 순 없다.
정성과 시간은 무한하지 않다.
나는 매번 그런 소시오패스 같은 사람들의 가정의 파멸과 일신상의 저주를 퍼부으며 내마음을 달랬다.
되돌려 받아야 자기가 무슨 짓을 한 줄 안다.
그럼에도 이렇게 인내심 지옥에서 심판을 받고 있는 이유는 “똑같은 사람 되지 말자.” 는 지키고 싶은 단 한가지 가치 때문이다. 그게 내 가치관이니까.
그렇게 쥐새끼처럼 하고 다니는 게 니가 말하는 사회생활이니?
그럼 진짜 사람들이 '아, 그렇구나' 하고 좋아해? 정말?
말도 안돼. 어디 모자란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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