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위로할 것, 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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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그동안의 서걱서걱했던 공기를 단숨에 날려버렸다. 난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그녀를 찾아가서 질문이 아닌 소소한 나의 일상과 그녀의 일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 짧은 감정들이 모여 결국 우리는 서로의 인생을 묻기도 하는 사이가 되었다.
사람이라는 건 기억으로 살아가는 것일테고, 꾸준히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사랑한거나 마찬가지일테니깐.
“아까 하던 이야기인데 그래서 당신, 앞으로 뭘 할 거에요?“
두 사람은 바다 너머로 보이는 엘시아라는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동안 충분히 놀았으니깐 다시 일을 해야 할 거 같은데요.”
“그거 말고 더 먼 미래, 5년 후나 아니 10년 후에 뭐가 하고 싶어요?”
난 “누가 알겠어요? 당신은 10년 후에 뭐가 하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있을지 알 수 있어요?”라고 물었다.
그녀는 “당신 말처럼 누가 먼 앞날에 대해 알겠어요. 하지만 난 시시하게 살진 않을 거에요. 지금하고 변한 게 하나도 없이 나이만 먹었다고 하더라도 날 시시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구요. 시시하죠?”
“시시하지 않아요. 나도 그저 지금보단 내 운명에 대한 확신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어쩌면 미래에 대해 계획하는 것보다 당신 말처럼 운명을 믿는 편이 더 좋을지도 모르지만. 운명만 믿고 그것만 따라 살면 재미없지 않을까요? 우리 인생은 우리 손 안에 쥐어진 핸들 같은 건데.”
내 손안에 쥐어진 핸들. 떠나면 아무 것도 아닐 것들로 너무 많은 상념과 피로한 감정들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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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은 봤던 김동영 작가의 인터뷰 내용.
“영감은 슬픔에서 나왔어요. 책에 담긴 우울의 정서가 저에게 없다고 할 수는 없죠. 조울(躁鬱)의 기복이 있다고 하면 지금은 우울한 것보다 조(躁)의 기운이 더 강한 걸 거예요.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나만 위로할 것』 두 권의 책은 슬픔이 영감이었던 것 같아요. 살아오면서 느꼈던 것들, 고민들, 그런 저의 얼룩들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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