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마지막 생각들.
1. 남은 2020년
이제 서른 다섯살도 오직 8일 남았다. 하고 싶은 계획들이 많았는데. 마음과는 다른 결과가 조금 아쉽다. 이제 지나간 서른 다섯은 내 인생에서 다시는 오지 않는다. 예전에는 그런 생각 한번도 못해봤는데. 새삼스럽게 그런 생각이 요즘 든다. 앞으로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어떤 아쉬움을 남기고 어떤 가치를 가슴속에 품으며 살아갈까. 그런 생각. 그렇다 하더라도 나이 자체에 너무 많은 의미부여 하지는 말자.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되는 건 나이 먹는 거 말고는 없다.
2. 인상의 책임감.
사람이 어느정도 나이가 들면 자신의 인상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들 하지만, 피부과를 다니고 운동을 하고 제아무리 노력해도 세상사의 피곤함을 빗겨가기에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노력을 안해도 된다거나 하는건 더 말도 안되는 논리다.) 그런 걸 걱정하기에는 이른 나이이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노곤한 세상사를 산 것 같은 인상 만큼은 피해갔으면 좋겠다.ㅠ (요즘 피곤해서 눈이 안 떠져...)
3. 먹고 사는 사연
나를 책임지고 사는 기분은 화이팅 넘치다가도 지쳤다가도 답답하다가도 그러다 보면 그러려니 하다가 만다. 먹고사는 문제는 간단한 듯 싶지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고, 사람들은 생각보다 자기자신의 이익에 따라 약삭 빠르다.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살지 말자. 회사에서 친구는 없다. 내게 기대하는 그 만큼만 하면 될 것 같다. 대체 우리팀 과장은 자기가 과장이면서 왜 나를 그렇게 의식하는지 모르겠다. 아니, 주임이면 그냥 시키는 일 하는 사람 아닌가? 딱딱 안밀리고 업무 처리하고, 실수 없고. 대체 그 이상 나한테 뭘 바라는 거지? 왜 꼬투리 잡듯 힐겨보고, 이상한 틱틱거림을 하지? 오늘은 이랬다가 어제는 저랬다가 대체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지나간 사연들이 말해준다. 별로 인성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너무나도 강렬한 지나간 사연 1. 나한테 와서는 내생각, 반대편 가서는 반대편 생각. 차라리 흰색과 검정색이 대립할때 나는 회색인간이라서 중립이야. 그럼 그나마 이해 가능 할텐데, 이분은 거의 나는 달마시안이야. 흰색도 맞고 검정색도 맞아. 잉?? 어쩌라는 건지??. 그래서 종국까지 이분이 회색인간으로 남았냐.! NOPE! 결국은 자기 이익을 선택. 진짜 당신이 달마시안이면 회색인간으로 남았어야지. 당신의 평판 좋자고 나는 미친년 만듬. 아니 그거 해줄 수 있는거 아니냐. 왜 안해주냐 등등 편먹고 그게 자기 직속 팀원한테 할짓임? 그러면서 신뢰를 찾으면 달나라를 가도 그 신뢰는 못 찾지. 묵묵하게 일하면 그거 누가 알아주는 줄 아냐 어쩌고 난리를 하더니, 그리고 나서 미안하다 했다고 자긴 뭐 더 어떡해 하냐는 식. 전혀 미안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관계속에서 신뢰가 왠 말임. 그냥 너는 그렇구나. 나는 아닌데. 그냥 그래 그렇구나, 하며 적당히 지내는 거지. 더 성공하고자 하는 욕구,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실수가 있고, 실수라고 부를 수 없는 일도 있다. 아프리카 속담중에 도끼는 잊어도 나무는 잊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고 한다. 나무는 잊지 않는다는 걸 그 사람이 알면서 세상 살았으면 좋겠다.
너무나도 강렬한 지나간 사연 2. 대체로 나는 말없이 일만 하는 편인데 왜 그렇게 무시가 하고 싶어 안달을 하는지 모르겠다. 저 실례지만 저 뭣도 아니거든요. 그냥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님, 되게 이상하게 보이거든요?
이거 말고도 너무 많은데. 별 감정을 남기지는 않기로 했다. 나 사는 것도 피곤하다. 하지만 내 느낌이 그런 걸 어떡해. 당신이 불편한 걸. 씨발, 당신이 관심종자인게 그게 염병 내탓이냐고! ) 부제 : 이게 다가 아니라고 한다. 사연은 끝이 없었다고 한다. 정상적인 행동양식의 예는 없었다고 한다.
4. 기본카메라
이젠 필터없이 사진 찍는게 꽤 익숙해졌다. 처음엔 왜인지 좀 속상했는데. 있는 그대로 사진을 찍는 것은 마음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되는 일이다. 그래, 그렇게 생겼다고 인정하자고 들면 또 제 나이처럼 보이고 나쁘지 않다. 하지만 놀러 갔을때는 꼭 필터를 쓴다. 추억은 현장검증이 아니다. 추억이 꼭 사실적일 필요는 없다. 약간의 왜곡은 추억을 아름답게 만든다.
5. 나의 스타일.
지금부터는 오래 입을 옷을 사고, 유행과는 상관없이 오래 가지고 갈 나의 스타일을 갖고 싶다. 이전에는 나를 드러내고 싶다는 생각이 좀처럼 없었는데. 어디에선가 존재감 없던 사람이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상황이 맞닥뜨렸을때 적어도 그때는 내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생겼다.
6. 시대 변화
세상을 살다보면 무례한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다. 그냥 일상적이고 평범하게 이상한 사람들. 하나하나 상대하다보면 정작 해야할 일을 못한다. 무시하거나 똑같이 하거나. 몇일전엔 회사에서 오지랖퍼 몇몇이 모여 자신들은 세상 정이 많고 인간적인 사람들인 것처럼 떠드는 것을 들었다. "세상이 어떻게 될려고~ 어디 댓글에 인사 좀 좋게 하랬다고 꼰대라는 거야. 세상 참.."로 시작하는 말들을 듣고 저 사람 지금 시대를 못따라가네 싶었다. 세상 달라지는 걸 좀 느끼면서 살았으면.
7. 선넘는게 더 별로라고 합니다. 네네.
인스타를 눈팅하다가 이런 설문결과가 있었다. 재미있어서 캡쳐해 둔 듯 하다. 항상 "너 말이 너무하다." 라고 꼬집기는 난처하게 애매하게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생각해주는 척 하면서 선을 아슬아슬 타는 사람들. 선을 넘었다가 말았다가. 그런게 정떨어지게 한다는 걸 모르나보다. 여튼 이 설문결과는 선을 넘는쪽이 더 별로라고 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항상 선 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지금 어떤 선을 넘고 있는지 잘 모른다는 거다. 우리 그런 사이 아니야.
ex) 우리 사이에 그런 말도 못해? 주말에는 뭐했어? 나이도 있는데 결혼은 안해? 결혼 안하면 늙어서 외로워. 남친은 있어? 그렇게 마른거 좋은 거 아니야. 저축을 하면 뭐해? 쓰고 살아. 돈 모으면 다 남들이 가져가? 그런 옷도 사? 그런 거 사는 사람도 있네? 그런거 누가 사나 싶었는데? 너는 그게 예뻐? 너는 안 그만둬? 아 그래? 등등등. 혼란하다. 혼란해.
8. 기분 종자
기분 종자들이 있다. 관심 종자처럼 매사 어떤 일에도 그렇게 기분을 찾는다. 우리는 이해관계로 인해 만났고, 수익을 내야 하고,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대체 이게 무슨일? 어디 공주님이 납셨나. 사사 건건 숨쉬는 순간 순간마다 자기 기분을 찾는다. 회사와서 말 싸가지 없게 하는 건 내 보기엔 재나 걔나 도긴개긴인데 누구 땜에 어쩌니 저쩌니.. (혼란함..) 마치 그래도 되는 줄 알고 사는 인간은 주변에도 그런 인간들 뿐이다. 사람이 선을 긋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9. 촉을 믿어라.
가끔 마음에 안든다는 식으로 눈치주는 인간들이 주변에 있는데. 나는 그 사람들이 재고하지 않고 그 촉을 부디 믿었으면 좋겠다. 자신의 소신 껏 그 촉을 부디 믿고 나를 손절해 주었으면. 사람의 촉이란 그 사람의 인생 DB에서 나온다. 그 사람 인생 전체에서 나같은 부류와 잘 안맞았다 한다면 나와도 안 맞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나 또한 내 촉을 믿는 편이고. 그리고 이런 부분에서는 잘 지내는 척 하다가 갈등국면을 맞았을때 "저 친구 그렇게 안봤는데~~~ ㅌ$%#@$!@#" 로 시작하면 매우 피곤하지만, 잘 모르던 사람인 경우는 "저친구 저런 면도 있었네.~" 로 둔갑한다. 모두 입장이 다르고, 인생은 전래동화와 다르다.
10. 12월의 잔여 연차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금 감기로 고생중이다. 어쩐지 2020년 첫 감기이다. 저번주에 너무 피곤했는데. 피곤할땐 쉬었어야 했는데. 이젠 무리하면 몸저눕는 나이가 시작되나 보다. 게다가 늘 그렇듯 몸살은 감기와 함께 패키지로 온다. 손을 그렇게 씻고 손소독제를 달고 사는 편이라서 다른 쪽으로 의심이 되지는 않는다. 그게 다행이라면 다행. 몸인 아픈 건 불행. 지금 연차가 많이 남아서 소진하고 있는 편인데 이번주에 반차로 몇개 더 소진할 것 같다. 연차는 소진하면서 문제 없게 해달라는 건 반차 낸 다음엔 야근을 하라는 말이다. 어떻게 문제 없이 하나. 이 양반들아. 당신들 스케줄과 내 스케줄은 다르고. 그리고 결국 당신들 스케줄 대로 할꺼잖아! 그러면서 왜 그렇게 말해. 이사람아!
11. 농담 폭격
농담으로 서로를 때리면서 앞에서는 웃다가 돌아서면 욕을 그렇게들 하는 사람들.
당신들은 정녕 신종 변태인가? 진짜 너는 저게 웃겨? 대체 저런 사람들만 부르는 대명사는 없나? 단어가 하나 생기면 엄청나게들 쓸 거 같은데?
<씨벌 것. 그 염병 할 그 놈의 농담.>
12. IT'S GOT CHARACTER
남들이 당신을 후려칠 때 한번 쯤 생각해라. 캐릭터를 잃고 무색인간으로 살 텐가. 캐릭터를 지킬텐가.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가 자신의 채널에서 이런 내용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자기가 어렸을 때 재미있게 본 미드의 주인공이 다 낡아빠진 포르쉐를 몰다가 새 포르쉐를 구입하러 갔는데 그 차를 구입하자 마자 한 일이 있다. 바로 헤드라이트를 자기 손으로 깨버린 일. 그리고 집으로 와서 새것이 좋냐. 지금 이게 좋냐라고 주인공의 딸에게 물었더니 그 딸이 대답한다. 깨진 포르쉐가 좋다고. 그러면서 말한다. IT'S GOT CHARACTER. 흠이 없는 사람은 없다. 그 흠이 당신 자신을 고유하게 만든다.
13.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
그때까지 감기가 다 낫지 않는다면 나는 자가격리.
나한테 선물이나 사줘야지 싶었는데 전에 직구했던 물건들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눈칫 것 배송 올껀가 보다. 예전에는 집이 불교라서 크리스마스 그런 거 안챙겼는데. 꼭 그런 걸 떠나서 캐롤 듣고 맛있는 거 먹고 하면 좋지 않나 싶기도 하고.
14. 조카님 모시기.
오빠가 재활병원에 입원한 이후로 나는 쉬는 날 없는 풀타임 근무제에 돌입했다 나의 주말은 보모데이.
이름만으로도 황송한 조카님들은 눈치가 없을 때가 재일 재밌다. 귀엽기도 하고.
새벽부터 깨우면서 일어나라면 일어나고, 업으라면 업고, 쫒아다니면서 밥먹이고, 숙제 도와주고, 색칠을 하라고 시키면 지 그림 색칠도 해주고. 선생님을 했다가 환자를 했다가 주사를 몇방을 맞았는지 원. 그러다 갑자기 호떡을 부치고. 그래놓고 갈때 되니까 " 고모, 우리 진짜 재밌었다. 그치?" 이러는데 웃겨서 혼났음. 조카야. 고모는 엄청 엄청 피곤해. 재미는 니가 있지. 고모는 너만큼 안 재밌어. 우리 조카들은 그걸 언제 쯤 알게 될까?
15. 스트레스 받지 말자.
우리집은 혈압이 있다. 스트레스 받으면 내 건강만 나빠진다. 항상 잊지 말자.
14. 조카님14. 조카님 모시기. 모시기.14. 조카님 모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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