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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의 리뷰/문화

영화를 본 사람만 이해하는 영화 소울 감상 후기. (의식의 흐름 주의)

by KATE613 2021.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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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케이트입니다.

드디어?! 저도 봤습니다. 오늘은 디즈니와 픽사의 합작 영화 소울 감상 후기입니다.

오늘이야말로 보고야 말 테다. 나 홀로 퇴근 후 영화관으로 바로 달려갔습니다. (아슬아슬하게 도착.) 

2021년 첫 영화. 소울.

 

영화는 기대보다 별로다 좋다 등등 평이 다양했지만, 저는 영화가 제 기대보다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래서 기대가 크면 안 됨.)  다른 게 인상적이라기보다는 삶에 대한 세계관, 인생에 대한 의미를 픽사의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고, 영화의 진행방식이나 스토리의 흐름도 어떻게 보면 뻔하디 뻔한 이야기인데, 그 안의 귀엽고 긍정적인 뻔한 감동도 좋았습니다. (뭔가 픽사는 영화를 보고 나면 착해지는 기분. 나만 그런가.) 음악에 대해서도 여러 이야기들이 있는데, 저는 디즈니 특유의 OST 팔이 느낌이 없고 영화의 분위기 자체에 집중하는 것 같은 흐름이 오히려 좋았습니다.

 

영화는 뻔한 듯 싶지만 생각보다 많은 키워드를 던져줍니다.

 

 

ㅇ 인생은 한치 앞도 알 수 없다.

영화의 시작은 간단한 두더지 필름으로 시작합니다. 땅 속에서 땅굴을 파 자신만의 집을 만드려 했던 두더지는 자신만의 집을 만들려는 과정 중 의도치 않게 수맥을 건드려 기존의 땅굴에서 벗어나 땅 밖으로 나오게 되며 다시 자신만의 땅 굴을 만들게 됩니다그리고 뒤이어 나오는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던 조 가드너 역시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재즈 연주자로서의 기회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그 기분좋은 그날. 맨홀에 빠져서 영혼이 위태로운 기로에 놓입니다. 인생이란! 정말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거구나

 

ㅇ 왜 제목이 소울일까?

'탄생 전 세계'에서 수많은 영혼들이 멘토와 함께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을 발급받아 지구로 가려고 합니다. 그 안에서 이런저런 성격이 부여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불꽃을 갖고 지구로 옵니다. 어떤 영혼은 지구로 오고, 어떤 영혼은 인생 저 편의 다른 세계로 가게 되는 영혼들.  하나 하나의 소울. 영화를 보면서 왜 제목이 소울이었을까. 생각.

 

 

ㅇ 불꽃 

불꽃이 있어야 완성이 되는 영혼. 22번과 조 가드너는 이 불꽃이 꿈이다. 삶의 의미이다. 등등으로 자신의 삶 속에서 다양하게 해석합니다. 재즈 연주자가 되어야 조의 인생은 의미가 있고 22번 영혼도 마지막 조각을 찾아 지구 통행권을 받아야만 인생이라는 여행이 주어집니다. 22번은 지구 통행증으로 조 가드너 영혼과 실랑이? 가 있지만 그 안에서도 이 불꽃에 대한 의미가 무엇인지 스스로 정의 내리는 것이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말할 수 있는 상징처럼 느껴졌습니다.

 

종종 살 가치가 없다는 말이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데.. (너네 가치충이구나..) 그 가치는 자기 자신이 스스로에게 들이대는 잣대가 됩니다. 가치 있어서 뭐 할 건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ㅇ 조 가드너의 친구. 이발사.

이발사인 조 가드너의 친구는 수의사가 꿈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발사 학비가 더 저렴했고 자신에게는 아이가 있었기에 기꺼이 이발사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하지만 덧붙여 조 가드너에게 말합니다. 수의사가 아니라도 행복하다고. 불꽃이 꿈에만 있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ㅇ 인생의 목적 

조 가드너는 재즈 무대에 서는게 꿈이었지만. 막상 이루니 별게 없습니다.

이 다음은 뭐죠? 내일도 오늘처럼 연주를 하는 거지.

조 가드너는 뭔가 마음이 휑합니다. 이 기분은 뭔지.

 

ㅇ 도르테아의 물고기 이야기

 어린 물고기가 바다로 가고 싶다며 바다가 어디인지 물었지. 저는 바다로 갈 거예요! 한쪽에서 늙은 물고기가 말해. 여기가 이미 바다라네. 

 

ㅇ인생의 의미

정말 눈물이 날 뻔했던 장면이 한 씬 있었습니다. 조 가드너가 정규직 음악선생님 대신 무대 연주자가 되려 재즈바에 가기 위해 그전에 어머니의 수선집에 가서 양복을 수선하러 가는 씬. 거기서 조와 조의 어머니의 대화가 어쩌면 수많은 부모 자식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닐까 싶기도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가 어머니께 말합니다. 

내가 오늘 죽는다고 생각하면 너무 무서웠다. 내 인생이 무의미할까 봐..

 

인생을 살 준비

제가 생각한 불꽃은 인생을 잘 살아야겠단 마음. 그것 하나입니다. 삶의 가치는 자기 자신이 결정하고 어쩌면 좋은 인생을 살아보려는 마음 하나로 인생을 살 준비는 충분하다는 것. 이미 충분히 인생을 살 가치가 있다는 것. 그 메시지가 22번 영혼과 관객에 전하고 싶었던 메세지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살아있음에 하루하루를 경험하는 그 감동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면 인생을 살 준비가 되어있다. 당신의 인생을 살아라. 뭐 그런 긍정 메시지.

 

 

가끔 하루하루 일상을 해치우다 보면 문득문득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채 살게 될 때가 있습니다. 분명 나 자신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때로는 나보다 중요한 것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모든 것을 감수하고 지키고 싶었던 가치들이 어떤 순간 아무 의미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헛수고가 되기도 합니다. 

 

어떤 날은 하루의 시작이 더 이상 기쁨으로 다가오지 않는 순간들도 있고, 더 이상 가슴 뛰지 않기도 하고, 내가 일상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일상이 나를 움직이는 그런 주객이 전도되는 수동적인 날들을 보내기도 하구요. 어떤 날은 불꽃을 잃어버린 채로 지내기도 하고. 그렇게 내 영혼의 안부를 묻지 않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생각해야 한다22번 영혼이 그냥 살아봄으로써 느끼게 되었던 삶의 의미를. 그리고 삶을 거부했던 22번 영혼에게 오직 필요했던 것은 인생을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 하나뿐이었다는 것을. 생의 흥미로움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나아가 가끔 스스로 이런 의문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왜 내가 다른 사람이 아니고 나일까.

물론 세상 모든 사람들은 이렇게 저렇게 조금씩 다른데, 왜 나는 그 중 나 자신인 걸까.

내가 나로 태어난 이상 내가 지켜야 할 나만의 멋짐은 무엇이 있을까.

내가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결론은 나왔지만, 여기 적지는 않겠습니다. 

 

 

DRAKE의 GOD'S PLAN

 

돌아오는 길에 생각나는 노래가 있어서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해 노랠 들으면서 귀가합니다. 노래는 DRAKE의 GOD'S PLAN. 혹시라도 이 노랠 모르셨다면, 노래도 노래지만 꼭 뮤직비디오로 볼 것을 추천합니다. 이 뮤비는 제작비가 10억인데, 왜 제작비가 10억이 되었냐. 10억을 길거리에서 기부하는 것을 촬영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은 이미 현존하는 잘 나가는 래퍼 원 탑이고, 선한 영향력도 신의 계획이라는 드레이크.

때로는 자기 자신이 참기도 하고 참지 않기도 하지만, 그래도.

때로는 기분이 좋기도 하고 좋지 않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모든 것이 신의 계획이라는. (저는 카톨릭이 아닙니다.)

 

살다보면 누군가 내가 잘되길 바라기도 하고, 누군가는 망하길 바라기도 하고, 어떤 이는 또 다른 모습을 바랍니다. 하지만 내가 나라는 영혼이고, 그래서 내 삶에서 나만의 가치를 찾고, 내가 받은 사랑을 베풀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이 모든 게 삶의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더러 영화가 별거 없다고들 하는데 삶이 주제면 다 그렇지 뭐. 별거 없어. 고런 건 또 살아봐서 알잖아요?! )

의식의 흐름을 따라 여기까지 왔습니다. (멀리 왔습니다. o_o) 오늘은 그저 시계 추처럼 사는 일상에 지쳤다면 위로가 될만한 영화, 소울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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